점심 먹고 들어오는데 민원대기석에서 친구가 앉아있었다.

주위까지 환해지며 웃는 친구는 김해있는 친구로 여권 신청하러 친구가 있는 부산으로 왔다고 한다.

일전에 지나가는 말로 친구들에게 우리 구 형편이 어려우니, 이왕이면 우리 구에서 여권을 만들면 좋겠다는 나의 말을 듣고서다.

여권 발급비는 50,000원이지만 수입은 국제교류기여금 15,000원을 공제한 금액에서 22%, 구 수입은 7,700원이다.

친구는 비닐하우스에서 꽃을 재배하는 경작자로 참으로 바쁘게 사는 사람이다.  

시간만해도 오며 가며 걸린 4시간, 하필이면 점심시간에 와서 1시간, 무려 5시간이나 걸렸다. 

7,700원 벌자고 먼 곳에 있는 친구를 불러들인 내가 미안해졌다.  

이런 마음을 아는지, 친구는 여권도 하면서 친구도 만나니, 이거야 말로 일거양득이라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오늘따라 춥고, 바람도 많이 부는데, 내가 뭐라고 여기까지 와서 여권을 하고 가는지, 마음이 뭉클해진다.

가까이 있는 친구들에게 한 말을 이 친구가 그냥 넘기지 않았나보다.

친구란 그런 것인 가보다. 흉허물 없이, 아무런 이해 관계없이, 친구가 필요로 하면 달려오고, 달려간다.

친구는 과일처럼 오랫동안 시간과 정성이 깃들어져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러니 얼마나 소중한가!

뭐니 뭐니해도 가장 소중한 게 사람인 것같다. 나를 필요로 하는 친구에게 나도 달려가야겠다.

친구는 떠나갔지만, 친구가 앉은 그 자리로 눈길이 자꾸 간다.